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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ste./맛집

제주 맛집 | 찬 바람 불 때는 방어와 딱새우, 성산 섭지코지로

by kimcho 2020. 2. 20.

 

작년까지 제주도 동쪽에 살면서 제일 좋아하고 많이 가던 횟집은 바로 서귀포시 성산에 위치한 섭지코지로이다. 섭지코지로는 이미 많은 곳에서 회가 맛있다고 입소문이난 맛집이다. 그러므로 이 집에 늦게 도착하는 날이면 먹고 싶은 횟감이 떨어져서 못 먹을 수 있다. 이렇게 찬 겨울바람이 매섭게 불어오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제철 음식은 바로 ‘방어’다.

방어의 제철은 11월 - 2월, 크면 클수록 맛 좋은 생선이 방어다. 일정 크기를 넘으면 맛과 향이 떨어지는 다른 생선과 다르게 방어는 체형이 클수록 맛있다. 흔히 방어는 2kg 내외는 소 방어, 4kg 이하로는 중 방어, 5kg 이상이면 대 방어로 나뉜다. 그래서 8kg가 넘는 대방어를 먹어야, 이번 겨울엔 대방어를 맛있게 먹었다고 말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덜 추운 11월은 조금은 이르며, 12월이 되어야 지방이 두툼하게 올라 먹을만하다. 살이 오를 때로 오른 1월과 눈 내리는 2월 초가 가장 맛있는 것 같다. 특히나 이곳은 제철 맞은 대방어가 기가 막히게 맛있는데 다른 횟집과는 다르다. 사이드 메뉴, 흔히 스키다시라고 말하는 반찬들로 치장된 다른 곳과 달리 오직 횟감 하나 만으로 승부한다. 그렇기 때문에 애주가 혹은 회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이곳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나의 지인들이 제주도 여행 할때 성산에 들리게 되면 반드시 이곳을 명소 또는 맛집으로 소개해준다. 다들 나의 도움으로 정말 맛있게 식사했다고 한 마디씩 찬사를 표한다. 그리고 대방어 하나만 먹기 아쉽다면 딱새우 회를 추천한다. 딱새우는 십각목 가시발새우와의 갑각류로 제주도에서 많이 잡히는 새우다. 옛날의 제주도는 너무 흔하게 잡혀서 서비스로 나오는 된장찌개에 딱새우를 하나씩 넣어준다. 서비스로 나오는 메뉴이지만 딱새우로 하나로 시원하고 깊은 국물을 우릴 수 있다. 이국 물로 이미 밥 한 그릇을 원샷한다. 

 

이곳의 딱새우회는 정말 실하다. 대체로 제주 여행을 오면 동문시장이나 올레 시장 가서 손질한 지 오래된 포장 딱새우 회를 구매하는데, 여기는 주문 즉시 손질해서 나오기 때문에 신선함이 시장에 포장된 회와  차원이 다르다. 딱새우의 맛은 새우를 압축시켜 놓은 맛인데 그 맛이 내장에 가득 들어 있다. 이 내장이 별미이기 때문에 마지막이 아쉽다면 꼭, 내장이 가득 찬 대가리를 넣은 라면을 먹는 걸 추천한다.

섭지코지로 횟집은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좁은 골목에 있다. 저녁 시간에 가면 다소 어두운 편이라 운전을 조심해야 하며 주차가 힘들기 때문에 주변 숙소에서 택시를 타고 오는 게 좋다. 성산은 성산 일출봉, 아쿠아플라넷, 섭지코지, 유민 미술관, 플레이스 캠프 제주 등 유명한 관광지가 있으며 이곳과 가깝다. 제주도 여행 와서 동쪽 숙소를 묵는다면 오전에는 천천히 명소에 가서 관광을 하고 저녁노을 지기 시작할 때 식사와 반주로 회와 한라산 소주를 먹는 걸 추천한다. 딱새우 회와 대방어 회, 디저트로는 딱새우 라면까지 먹었다면 당신은 이미 제주 도민!

 


섭지코지로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섭지코지로 43

​매일 12:00 - 15:00 (주문 마감 14:30) 16:50 - 23:00 (주문 마감 21:30)

인스타그램 @it_g_ma3